비과학의 끝판왕인 사주는 왜 인기가 많을까?
- 불안
1) 경제적 불확실성
2) 높아진 기대치
3) 혼자 떠안음
- 초개인화 콘텐츠
- 배척대상?
1) 필요한 것만 취한다
2) 위로와 치유
- 자신을 알고싶은 본질적 이유
MBTI 보다는 서사 정체성이 중요
- 자신을 모르는 상태에 머무름
- MBTI의 문제점
1) 정규분포
2) 유형에 대한 예측
3) 자기보고형
-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3가지
1) 성격적 특질
2) 특징적 적응
3) 서사정체성
비과학의 끝판왕인 사주는 왜 인기가 많을까?
한국에서 사주, 타로 등 점술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편의점 숫자와 비슷하고, 시장 규모도 계속 성장하여 현재는 연 15조로 추정된다. 사주는 운명, 즉 하늘의 뜻을 받아들이고 이를 엿보려는 시도 가운데 가장 오래된 문화이다. 심지어 공자와 맹자는 군자와 소인의 구분을 운명 수용 여부로 판별했다. 그렇다면 최근 젊은 세대가 점술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젊은 세대가 점술에 빠지는 첫 번째 이유는 불안이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하여 사람들이 고립되고, 불안과 외로움이 커진 틈을 타 점과 기술을 접목한 ‘점테크’ 스타트업에 돈이 몰리고 있으며 실제로 코-스타 라는 미국 스타트업체에서는 NASA에서 제공하는 관측자료를 기반으로 점성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불안해할까?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주된 원인은 경제적 불확실성이다. 당연하지만 젊은 세대는 돈이 제일 없지만 결혼, 주택구매 등으로 인하여 큰 지출이 필요한 시기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직장이 고소득도 아니고 안정적이지도 않으면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높아진 기대치로 인한 불안감도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젊은 세대에게 기대하는 역량(스펙)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젊은 세대의 취직연령이 점점 높아지고 취직을 못하는 시기가 길어질수록 불안하다.
마지막으로 과거에는 홍수, 가뭄 등 재난상황에서 공동체가 함께 불안을 해쳐나갔는데 현재는 이런 문제들을 혼자 떠안아야 한다. 게다가 변화의 흐름이 너무 빨라서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아서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다양한 이유로 젊은 세대는 불안하고 언제 자신의 운이 들어올지 알고 싶은 절박한 마음이 생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점술에 빠져들게 된다.
젊은 세대가 점술에 빠지는 두 번째 이유는 ‘초개인화’ 콘텐츠라는 점이다. 동양권에서는 개인보다는 집단을 중요시 하는 문화가 강하다. 하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우리’보다 ‘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운세나 궁합은 철저히 세상을 내 중심으로 풀어주는 ‘초개인화’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에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많아졌다. 물론 SNS의 영향도 한 몫 할 것이다.
그렇다면 사주는 비과학이고 미신이니 무조건 배척해야 할 대상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점술 서비스를 이용하는 젊은 세대를 인터뷰한 결과 대다수가 “필요한 것만 알아서 취한다” 의 마음으로 이용하고 있다. 물론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점술에 많은 돈을 쏟아 붓고, 내용을 맹신하여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지만 이것은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과 사기꾼 사이에서 발생한 문제이지 점술의 문제라고는 볼 수 없다.
그리고 점술 서비스를 통하여 위로와 치유가 필요한 사람에게 긍정적인 말을 해주어 용기를 심어줄 수 있고, 가벼운 즐길 거리를 제공하면서 미래에 대한 인간적인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물론 점술 서비스를 통해서 받는 정보들이 전부 사실이라서 해소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실제로 점술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를 중계해주는 ‘천명’이라는 업체는 월 평균 500건정도의 점술 업체에게 의뢰를 받는데 검증을 해보면 5%미만이 통과를 한다.
마지막으로 점을 보는 이유는 자신을 알고 싶은 이유와 본질적으로 같다. 자신의 적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삶의 방향을 결정한 수험생은 진로문제로 인하여 점을 볼 가능성이 적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은 자신의 삶을 어떤 방향을 결정하지 못해서 점을 볼 가능성이 많다. 즉, 삶의 방향성을 찾고자 하는 갈망은 나를 알고자 하는 갈망과 맞닿아있고 이러한 갈망은 MBTI의 유행과도 연결된다.
MBTI 보다는 서사 정체성이 중요
“누군가를 알 때 우리는 무엇을 아는가?”
과거에는 MT등 여러 사람을 만나서 자신을 소개를 할 때 다양한 표현을 쓰면서 많은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이유는 자신을 명확하게 표현할 단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네글자로 아주 빠르게 설명이 가능하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MBTI는 자기소개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 그리고 SNS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MBTI를 맹신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면 젊은 세대에서 MBTI에 과몰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등 동양의 문화는 개인이 자아를 확립하고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을 억눌렀다. 그래서 개인은 늘 스스로에 대해 잘 모르는 불안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게다가 급변하는 현대에는 어느 누구도 삶의 지침을 주지 못한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주변 환경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MBTI는 이것을 네글자로 빠르고 명확하게 제시해준다. 심지어 재미있기 때문에 레크레이션에서도 MBTI를 활용한다.
하지만 MBTI에는 여러 문제점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사람들의 성향은 정규 분포라는 점이다. 사람의 성향이 쌍봉 분포이면 칼같이 나눌 수 있는데 정규분포를 명확하게 2가지 타입으로 나눌 기준이 불명확하다. 게다가 MBTI의 문항들중 모순적인 내용이나 바넘효과를 일으키는 문항들로 인하여 성격 구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
두 번째는 16개의 유형이 무엇을 예측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유형 구분이 의미가 있으려면 유형별로 예측하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ENFP와 ISTJ의 영업업무, 행정업무 등의 차이를 분석하여 유의미한 결과가 있어야 유형 구분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 MBTI연구소는 1993년부터 ‘심리유형과 인간발달’이라는 학술지를 출판해서 2022년까지 총 155개의 논문을 냈는데 이중에서 16개의 유형이 실제로 무언가를 예측하는가에 대한 내용은 11개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MBTI는 자기보고형 검사이다. 자신에 대한 왜곡된 자아상을 가지고 있거나 스스로를 잘 모르는 사람이 자기보고형 검사를 하면 당연히 신뢰도가 떨어진다.
그렇다면 자신과 타인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알아야 할까?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개인의 성격적 특질, 특징적 적응, 서사 정체성 이 3가지를 알아야 한다.
1. 성격적 특질
성격적 특질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비교적 반복적으로 발현되는 정서/행동적 경향성을 말한다. 이것은 짧은 대화만으로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으며 심리학에서는 해당 특질을 5가지 성격 특성 요인(외향성, 우호성, 신경성, 개방성, 성실성)으로 구분하였다. 해당 요인들은 연령, 문화, 성별 등을 불문하고 범문화적으로 통용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재미가 없기 때문에 성격 특성 요인보다는 MBTI가 더 많이 활용된다. 하지만 5가지 성격 특성 요인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축적되어 있으므로 MBTI에 대적할 수 있는 근거 기반의 성격 유형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2. 특징적 적응
특징적 적응은 특정 상황에서 발현되는 정서/행동적 경향성을 말하며 비교적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야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평소에는 꼼꼼한 사람이지만 시간이 급박한 상황에서는 허둥대는 경우가 있고, 평소에는 냉혈한이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너그러울 수 있다. 그리고 성격적 특질이 같은 사람도 과거의 경험 또는 현재 가지고 있는 가치에 따라 특징적 적응이 다르다.
원래는 심영을 암살할 계획이었지만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으로 심영을 살려준다.
3. 서사 정체성
누군가에 대한 온전한 앎은 그 사람의 인생을 알 때이다. 따라서 우리는 기록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의 인생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렇다면 서사 정체성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쇼피파이’라는 업체는 직원 채용을 위한 면접을 볼 때 그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다. 그 이유는 이력서가 아니라 사람을 고용한다는 경영이념 때문이다.
그리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순간에도 서사 정체성을 사용할 수 있다. 리더십은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나 목적이 리더 개인의 가치와 목적과 맞닿아 있는지가 핵심이다. 그리고 이것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자신의 인생 경험이다. 기업에서도 자꾸 과거와 현재를 연결 스토리를 만들면서 자신의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야기를 통하여 고객들에게 진정성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에서는 최근 트렌드를 쫓아가기 위하여 MBTI를 활용한 직원채용 및 교육을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MBTI로 나누는 것은 단순히 성격적 특질만 활용하는 것이라서 조직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서사 정체성, 즉 인생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것들이 유기적으로 엮이고 바라보는 방향이 일치할 때 개인간의 관계는 발전할 수 있고 조직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나는 지금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가?
※ 이 게시글은 동아비즈니스리뷰(DBR) 375호의 Special Report 내용에서 사주와 MBTI내용만 따로 요약, 정리한 글 입니다.
'개인 공부 > DBR' 카테고리의 다른 글
DBR 376 Special Report - Future of Glass (1) | 2024.06.29 |
---|---|
DBR 375 ETC (2) | 2024.05.27 |
DBR 375 Special Report (1) -비과학과 의사결정 (0) | 2024.05.26 |
DBR 374 Trend & Insight (1) | 2024.05.13 |
DBR 374 CASE STUDY (2) | 2024.05.13 |